아버지 보내드리고 왔습니다.
아버지께서 꽤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하셨고
또한 얼마 전 시한부 판정을 받으셔서
마음의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.
솔직히 말하면 아버지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던지라,
아버지 아프실 때도 살갑게 대해드리지 못했고
가슴에 못 박는 말 수도 없이 했고
수험생 신분을 핑계로 간병조차 대부분 다른 가족들에게 맡기고 많이 돌봐드리지 못했습니다.
돌아가시기 전 아버지께서 섬망 증세를 보이셨는데,
그때 제게 뜬금없이 공무원 시험 합격했냐고 물으시더라고요...
마지막에 정신없으실 때 까지도 못난 아들 걱정만 하다 가신 아버지 생각을 하니 너무 슬픕니다.
장례식 동안은 눈물 절제하며 참다가
발인 전날 아무도 없는 새벽에 아버지 사진 앞에서 죄송하다고 울며 향 피워드리다가 잠들었는데
꿈에 나오셔서 "아빠 괜찮아. 울지 마. " 하고 가셨네요.
끝까지 제 마음 편하게 해주시려고 오셨던 건지...
일 마치고도 지금까지 문득 아버지 생각이 계속 떠올라 슬픔이 절제가 안 되네요.
시간이 약일까요
마음 터놓을 곳이 딱히 없어 여기에 썼는데
쓰고나니 글에 두서가 없네요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