▲키스

야심한 시각. 한 청년이 애인을 집앞까지 바래다줬다. 대문 앞에 이르러 작별의 순간. 어쩐지 그냥 헤어지기가 아쉬웠던 청년이 분위기를 잡기 시작했다. 팔을 뻗어 한 손바닥을 대문 옆 기둥에 대고 애인에게 달콤하게 속삭였다.

“자기, 우리 키스 한번 하자”

“뭐? 자기 미쳤어? 여긴 우리집 앞이야”

“뭐 어때? 금방이면 돼. 자 어서…”

청년은 막무가내였다. 애인도 만만치 않았다.

“안 돼! 누가 보면 어떻게 해?”

“아, 괜찮다니깐. 보긴 누가 본다고. 빨리 눈감아…”

승강이 끝에 청년이 막 키스를 하려던 찰나, 대문이 열리면서 애인의 여동생이 졸린 눈을 비비며 나타났다.

“언니, 아빠가 그러시는데 이제 그만 하고 들어오래. 그리고 아저씨 지금 안 가면 아빠가 나오신대요”

황당하고 무안해서 어쩔 줄 모르는 청년에게 여동생이 한마디 덧붙였다.

“그리고요, 제발 인터폰 버튼에서 손 좀 떼고 말하세요” /sango235(나우누리)

▲30대를 위한 딱지놀이

30대를 위한 건전한 오락놀이를 하나 소개할까 합니다. 이 게임의 재료는 유흥가 근처나 도심쪽에 무차별로 뿌려지고 있는 명함 크기의 딱지입니다. ‘미인촌’이니 ‘과부촌’이니 ‘여심’ 어쩌구라고 써 있는 유흥업소 홍보물입니다. 차 유리창에 끼워놓고 가버려서 아침에 나가보면 서너장씩 버리게 되는 것….

자, 모을 만큼 모았으면 이제 게임을 시작해 볼까요.

<게임 규칙>

1. 옛날 딱지(둥근 것)의 게임방법을 원용한다.

2. 즉 두 손으로 명함홍보물(이하 성인딱지)을 나눠 가리고 상대방이 한 손을 가리키며 딱지를 걸면 상대방이 지적한 딱지와 내가 가진 딱지를 비교해 우열을 가린다.

3. 우열을 가리는 방법으로는 다음과 같은 것이 있다. 게임에 좀 익숙해지면 100원이나 1,000원씩 걸고 내기를 할 수도 있다.

①그림 비교하기-성인딱지에 나오는 수영복 혹은 란제리 차림 모델의 노출도가 높은 쪽이 이긴다.

②글자 비교하기-딱지 한 면에 글자가 많은 쪽이 이긴다. 예전 딱지의 글자 수 헤아리기와 같다.

③전화번호 비교하기-업소 전화번호(두 개 이상인 경우 앞이나 위 번호)의 끝자리 비교하기, 끝 네자리수 더해서 비교하기 등.

④기타-상대방과 합의만 하면 무궁무진한 게임을 만들 수 있다. 어느 쪽 모델이 더 미인인가, 어느 쪽 업소가 게임장소에서 더 가까운가 등.

4. 이 게임의 장점

이 게임이 유행하면 성인딱지가 길거리에 범람하는 사태를 막을 수 있습니다. 아침이면 볼썽사납게 길에 흩뿌려져 있는 이 성인물들을 어린이들이 관람하고 나쁜 길로 빠지는 것을 막을 수 있으며, 딱지를 제조하는 디자인 업체들의 디자인 감각과 홍보 감각을 키워주고, 마지막으로 오늘도 퇴근하면 무얼할까 하며 쓸 데 없이 방황하는 직장인들에게 건전한 놀이로 자리잡아 침체된 한국경제를 살리는 데 이바지할 것입니다. /lonecrow(하이텔)